빙판에 넘어져서 손목 골절이 있다는데

깁스만 해도 괜찮을까요? 수술은 안 해도 될까요?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며 손을 짚는 순간 손목을 다친 장면을 표현한 일러스트

겨울철 빙판길에서 미끄러진 뒤

본능적으로 손을 짚으며 넘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후 손목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았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손목 골절 진단을 받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X-ray를 보고 손목 골절이라는 설명을 드리면

외래에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깁스만 해도 되나요?”

“수술까지 해야 하는 건가요?”

“뼈가 제대로 안 붙으면 나중에 힘을 못 쓰는 건 아닐까요?”

‘골절’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많은 분들이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모든 손목 골절이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빙판에서 넘어질 때 손목 골절이 생기는 이유

빙판길에서 미끄러질 때 대부분은

넘어지지 않으려 팔을 뻗어 손을 먼저 짚게 됩니다.

이 순간 체중이 그대로 손목으로 전달되면서

손목뼈에 강한 압력이 가해지고,

그 결과 원위 요골 골절(distal radius fracture) 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겨울철에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골절 중 하나입니다.


손목 골절이라고 모두 수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손목 골절 역시 골절의 모양과 안정성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집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깁스 고정만으로도 충분히 회복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 뼈의 어긋남(전위)이 거의 없는 경우
  • 뼈를 맞춘 뒤(정복 후) 위치가 잘 유지되는 경우
  • 관절면을 침범하지 않은 골절인 경우

※ 여기서 ‘정복’이란

어긋난 뼈를 정형외과 의사가 손으로 맞추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안정적인 골절은 정복 후에도 위치가 유지되지만,

불안정한 골절은 다시 어긋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보통 4–6주 정도 깁스 치료를 하면서

정기적인 X-ray 추적 관찰을 통해

뼈가 자연스럽게 붙는 과정을 지켜보게 됩니다.


연세가 있으시고 작은 충격에 골절이 생겼다면

골다공증 검사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고령에서 발생한 손목 골절은

단순히 “넘어져서 다친 사고”로만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했다면

뼈 자체가 약해진 골다공증이 함께 존재하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실제로 손목 골절은

고령에서 나타나는 가장 초기의 골다공증 골절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깁스 치료로 골절이 잘 회복되더라도,

골밀도 검사를 통해 골다공증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약물 치료를 함께 시작하는 것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척추 골절이나 고관절 골절을 예방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그럼 언제 수술이 필요한가요?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 정복 후에도 뼈의 어긋남이 심한 경우
  • 깁스로 뼈의 위치가 유지되지 않는 경우
  • 골절선이 관절면까지 침범한 경우 (이 경우 수술하지 않으면 관절염이나 불유합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 손가락 저림, 감각 이상 등이 동반된 경우 (골절된 뼈가 신경이나 혈관을 압박하는 상황)

이러한 경우에는

깁스만으로 정확한 정렬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속판이나 핀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수술의 목적은 단순히 뼈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손목 관절의 형태와 기능을 최대한 회복하는 것입니다.


깁스 치료를 선택했을 때 알아두면 좋은 점

깁스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 초기 1–2주 사이에는 뼈 위치가 다시 틀어지지 않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응급실에서 반깁스를 한 뒤, 첫 외래에서 X-ray가 괜찮으면 통깁스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후에도 정기적인 X-ray 추적 관찰이 중요합니다.

또한 깁스 착용 중 아래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을 다시 방문해야 합니다.

  • 손가락 저림이 심해지는 경우
  • 손이 과하게 붓거나 색깔이 변하는 경우
  • 깁스 안쪽 압박감이나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

이는 깁스가 너무 꽉 조여 발생하는 문제일 수 있으며,

방치할 경우 피부 손상이나 신경·혈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보호자와 환자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

빙판길 사고로 손목 골절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경우가 수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손목 골절은 깁스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회복이 가능합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 현재 골절의 형태가 어떤지
  • 깁스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 회복 이후 손목 기능에 문제가 남을 가능성은 없는지

를 정형외과 전문의와 함께

차분히 확인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치료에는 “무조건 수술”도, “무조건 깁스”도 정답이 아닙니다.

현재 골절 상태에 가장 적절한 치료를 선택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입니다.


참고 및 면책 문구

본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정확한 진단이나 치료 결정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손목 골절의 치료 방향은

골절 형태, 전위 정도, 관절 침범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담당 의료진의 진료와 영상 검사를 바탕으로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의 내용은 무단 복제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작성자에게 있습니다.


작성자 | 관절 보는 정형외과 의사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무릎·허리·어깨 등 관절 및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 환자분들이 이해하기 쉬운 의학 정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저자 소개 보기 →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