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외래 진료를 하다 보면 아주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X-ray도 정상이라 하고,
MRI도 괜찮다는데 계속 아파요.”
검사 결과는 정상이라고 들었지만
통증이 계속된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더 답답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제 통증은 어디서 오는 건가요?”
“혹시 검사에서 못 본 병이 있는 건 아닐까요?”
오늘은 영상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는데도 통증이 지속되는 이유를
정형외과 진료 현장에서의 관점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영상검사는 ‘모든 통증’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먼저 꼭 이해하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영상검사는 통증 자체를 보는 검사가 아닙니다.
X-ray, CT, MRI, 초음파는
뼈, 인대, 힘줄, 연골 등의 구조적인 이상을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즉, 영상검사는
- 골절이 있는지
- 인대나 힘줄의 파열이 있는지
- 염증이나 종양이 있는지
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확인하는 데에는 매우 중요한 검사이지만,
통증을 느끼는 모든 원인을 100%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① 근육과 근막의 초기 염증은 영상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가장 흔한 이유입니다.
근육 긴장, 근막 통증, 미세한 과사용 손상은
MRI에서도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 특정 자세에서 통증이 심해지고
- 움직일 때 더 아프며
- 눌렀을 때 같은 통증이 재현되는
전형적인 통증 양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영상에서는 정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통증의 원인이 분명히 존재하는 경우입니다.
② 신경에 염증이 있는 경우 ‘기능 이상’이 먼저 나타납니다
신경 문제 역시 초기에는 영상에서 정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 오래 앉아 있으면 저리거나
- 특정 방향으로 움직일 때 통증이 퍼지거나 악화되는 경우
이러한 증상은
신경에 염증이 생기기 시작한 초기 단계이거나
기능적으로 과민해진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MRI에서
뚜렷한 구조적 이상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③ 관절의 ‘초기 변화’는 영상검사에서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연골이나 관절의 초기 병변에서는
영상 변화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시행한 영상검사가 정상이더라도
통증에 민감한 환자분들의 경우
-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을 느끼거나
- 오래 걷고 나면 불편함이 심해지고
- 특정 각도에서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즉, 증상은 이미 시작되었지만 영상 변화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단계일 수 있습니다.
④ 통증은 시간이 지나며 과민해질 수 있습니다
통증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우리 몸은 통증 자극에 점점 더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이를 흔히
- 통증 과민 상태
- 신경 민감화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는
처음의 조직 손상은 이미 회복되어 영상검사상 정상으로 보이지만,
작은 자극에도 통증 신호가 쉽게 발생하는 상태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⑤ 반대로 영상에 이상이 있어도 통증이 없는 분들도 많습니다
반대로 이런 경우도 매우 흔합니다.
- MRI에서는 척추 협착 소견이 보이지만, 실제 증상은 전혀 없는 경우
- 영상에 있는 이상 소견과 현재 통증이 서로 관련이 없는 경우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변화들은
증상이 없어도 영상에서는 흔히 관찰됩니다.
그래서 정형외과에서는
항상 영상 결과뿐 아니라 환자의 증상과 진찰 소견을 함께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영상만 보고 통증의 원인을 단정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정형외과에서는 어떻게 판단할까요?
통증의 원인은
검사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정형외과 진료에서는
자세한 문진과 신체 진찰을 통해
- 언제부터 통증이 시작되었는지
- 어떤 동작에서 통증이 악화되는지
- 눌렀을 때 같은 통증이 재현되는지
와 같은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확인합니다.
이러한 진료 과정에서 얻는 정보들은
영상검사 결과만큼, 때로는 그보다 더 중요합니다.
영상검사는 진단을 돕는 중요한 자료이지만,
통증의 원인을 대신 설명해 주는 답안지는 아닙니다.
진료실에서 꼭 드리고 싶은 말씀
영상검사가 정상인데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지 않습니다.
이는
- 근육·근막 문제
- 초기 신경 기능 이상
- 초기 관절 변화
- 통증 민감화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검사가 정상이라는 말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수술이나 큰 구조적 이상은 보이지 않는다”는 뜻인 경우가 많습니다.
통증이 계속된다면
검사 결과보다는 현재의 증상과 진찰 소견을 기준으로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 및 면책 문구
본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정확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필요한 검사 및 치료 여부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담 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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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 전문의로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무릎·허리·어깨 등 관절 및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 환자분들이 이해하기 쉬운 의학 정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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